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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를 지지하지는 않았지만.....

monologue | 2009. 5. 27. 21:29 | Posted by witan

지난 토요일 오전, 피곤에 지쳐 물에 젖은 솜처럼 무거운 몸을이부자리 속에 누인채 이리저리 뒤척이는데

저홀로 켜져 떠들어대는 TV에서 무언가 심상치 않은 말들이 계속 반복된다.

떠지지 않는 눈을 비비며 TV 방송에 집중해보니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거했단다.

그럴리가......믿기질 않는다.

그렇게 가버릴 때는 아직 아닌데....

한참 동안을 방송에 집중하다가....나도 모르게 한숨이 나온다.

왜 그래야 했을까.......

꼭 그렇게 해야만 했을까.......

아니, 왜 그렇게 할 수 밖에 없었을까.......

아까운 인물이 가버렸다.

한국 현대 정치사의 비극이다.

우리나라 정치의 미숙한 민주주의가 낳은 부끄러운 자화상이다.

난 그를 지지하지 않았다.

그가, 그 개인이 싫어서가 아니었다.

그가속해 있던 정치판의 분위기가마음에 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의 주변에 진을 치고 있는 일부 잘난 인간 군상들이 마음에 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비록 지지하지는 않았지만 그가 잘 꾸려나가기를 바랐다.

싫으나 좋으나 우리의 정치 지도자였으니까.

그리고 언젠가는 그에 대한 제대로된 평가가 내려질 때 나의마음도 그의 신념에 공감하게 되길바랐다.

그런 그가 퇴임 후 진정한 역사적 평가를 받기도 전에 멀리 가버렸다.

이래서는 안된다.

우리 사회가 사람을 살 수 없도록 만드는 사회여서는 안된다.

그가 누구이든그리고 그의 신념이 무엇이든 같은 울타리 속에서 우리와 같이 호흡하던사람을

정녕 견디며살아갈 수 없는지경으로 몰아가는 사회가 되어서는 안된다.

언제부턴가 서로를 날카롭게 가름하는 사회 분위기가 고착되었다.

그런 분위기가 아까운 한 인물을 우리로부터 멀리 떠나버리게 만든 것이다.

그를 비판했던 사람들과 그를 지지했던 사람들 모두가 그러한 가름판에 서있었으니 누구를 탓할까마는.......

아직도 그러한 골 깊은 가름의 분위기는 그를 떠나 보내는 이 마당에도 부끄러움없이 활개치고 있다.

한 쪽에서는 보무도 당당하게, 그리고다른 한 쪽에서는 슬금슬금 눈치를 보면서......

남아 있는 자들의 모질고 매몰찬 마음의 끝자락에 과연 한 올이나마 그의 진심이남겨져 있을까?

그냥 부끄러울 뿐이다.

이제는 감히 그가 가는 길에 명복을 비는 것조차죄스럽고 면목 없는 일이 되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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